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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이야기

[TEXT] 커피의 역사: 인류 문명과 함께 진화한 검은 음료

바리스타요셉 2025. 6. 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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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보고서는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각종 자료를 검색/분석하여 작성한 것으로 개인차 및 오류가 있을 수 있음을 인지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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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역사: 인류 문명과 함께 진화한 검은 음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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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커피: 인류 역사를 바꾼 검은 음료

 

커피는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인류의 사회, 문화, 경제, 심지어 정치적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커피가 '세계사를 바꿨다'는 표현이 시사하듯 1, 단순히 소비되는 상품을 넘어선 복합적인 역사적 동력임을 강조한다. 커피의 각성 효과는 인류의 활동 패턴과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는 밤샘 기도와 종교적 수행 3, 사막에서의 야간 이동 3, 학문적 토론 5, 심지어 전쟁 수행 7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적용되었다.

 

커피가 지닌 각성 효과는 인간의 인지 활동을 촉진하고 집중력을 높이는 핵심적인 기능을 수행했다. 이러한 기능적 특성은 종교적 목적을 넘어 학문적 토론과 정치적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커피하우스'라는 새로운 사회적 공간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다.5 즉, 커피는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상호작용과 지적 담론을 촉진하는 사회 변혁의 촉매제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이러한 역할은 커피가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과 프랑스 혁명, 미국 독립 운동과 같은 근대 시민 혁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했다는 주장에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1 커피는 인간의 정신을 맑게 하고 사회적 유대를 강화함으로써, 기존 질서에 대한 비판적 사고와 새로운 사회 모델을 논의하는 데 필수적인 환경을 제공했다. 이는 커피가 단순히 소비되는 음료를 넘어,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꾼 강력한 동력 중 하나였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보고서의 목적 및 개요

 

본 보고서는 커피의 기원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의 포괄적인 역사적 흐름을 다루고, 각 시대별 주요 변화와 그 의미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문화적, 경제적, 기술적 관점에서 커피의 진화를 조명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한 긍정적 측면(지적 교류, 혁명 촉매) 및 부정적 측면(식민주의, 노예 노동)을 균형 있게 제시할 것이다.

 

 

커피의 기원과 초기 전설

 

에티오피아 고지대의 발견

 

커피의 원산지는 아프리카 에티오피아 고지대로 추정된다. 화석 기록에 따르면, 에오세 중기인 약 4,500만 년 전에 형성된 도미니카 공화국 광상에서 발견된 호박에서 커피 나무 및 해바라기, 담배, 고추, 감자, 박하의 조상으로 알려진 '스트리크노스 일렉트리(Strychnos electri)'라는 식물이 나왔다.3 이는 커피의 식물학적 기원이 매우 오래되었음을 시사한다.

 

커피가 최초로 발견된 것은 약 6~7세기경으로 추정되며 13, 문헌상 최초 기록은 서기 900년경 아라비아 내과 의사 라제스(Rhazes)의 의학 서적이다.4 이는 커피가 초기에 의학적 용도로 주목받았음을 보여준다. 에티오피아의 카프카(Kaffa) 지역에서 처음 발견되어 하라르(Harar)로 퍼졌고, 15세기에는 세계 최초의 커피 농사가 시작되었다.15 이는 커피가 야생에서 발견된 후 체계적인 재배로 전환되는 시점을 나타낸다.

 

칼디와 오마르의 전설

 

 

커피의 발견에 얽힌 여러 전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에티오피아의 양치기 소년 칼디에 대한 이야기다.

 

7세기경, 칼디는 자신이 기르던 염소들이 특정 붉은 열매를 먹고 흥분하여 밤새 잠들지 않고 뛰어다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 사실을 가까운 이슬람 사원의 수도승에게 알렸고, 수도승은 그 열매의 각성 효과를 확인하여 밤샘 기도 시 졸음 방지용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3 이 전설은 커피의 각성 효과가 초기 발견의 핵심 동기였음을 강조한다.

 

 

또 다른 전설은 1258년 아라비아의 이슬람 승려 셰이크 오마르에 대한 것이다. 추방당해 산속을 헤매던 오마르는 붉은 열매를 발견하고 이를 약재로 사용하여 많은 환자들을 치료하며 성자로 추대되었다.3 이 전설은 커피의 약용 가치와 종교적 맥락을 연결시킨다.

 

이 외에도 이슬람 창시자 모하메드에게 천사가 커피 열매를 주었다는 전설도 존재한다.4 이는 커피에 대한 종교적 신성함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커피 학계에서는 에티오피아가 아프리카 최대의 아라비카 원두 생산국이자 아라비카 품종의 원산지라는 점을 들어 칼디의 전설을 가장 유력한 기원설로 보고 있다.3 이는 전설이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지리적, 식물학적 근거와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사용 방식: 음식, 약, 그리고 음료

 

커피의 기원에 대한 정확한 문헌 자료는 부족하지만 13, 칼디, 오마르, 모하메드 전설과 같은 다양한 구전 이야기들이 존재한다.3 동시에, 900년경 라제스의 의학 서적 4이나 1020년 이븐 시나의 의학전범 17에 커피가 언급된 기록이 있다. 이러한 전설들은 커피의 발견 동기(각성 효과)와 초기 사용 맥락(종교적, 약용)을 설명하며, 문헌 기록은 그 기능적 가치를 뒷받침한다. 이는 전설이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커피의 실제 효능에 대한 초기 인식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기 문헌 자료의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설들이 널리 퍼지고 유력하게 받아들여진 것은 3, 커피의 '경험적 효과'(각성, 활력)가 그만큼 강력하고 인상적이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커피가 처음부터 기능적 목적(졸음 방지, 약용)으로 사용되었고 4, 이후 이러한 기능적 가치가 점차 음료로서의 소비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패턴이다.13 즉, 커피는 단순히 맛있는 음료가 아니라, 특정 필요를 충족시키는 '기능성 식품'으로 시작하여 점차 '기호 음료'로 진화한 것이다.

 

커피는 처음에는 음식(돼지 비계와 섞은 간식 등), 술(퀴시르), 의약품으로 사용되었으며, 특히 의약품으로 많이 활용되었다.4 이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품이 아닌 다기능성 자원이었음을 보여준다. 음료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약 1100년경부터이며,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밤 기도 시 졸음 방지 목적으로 볶지 않은 커피 열매를 씹어 먹거나 달여 마시면서 시작되었다.4 이러한 기능적 진화는 커피가 이슬람 문화권에서 빠르게 확산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술이 금지된 이슬람 사회에서 4, 정신을 맑게 하고 종교적 수행을 돕는 커피는 '이슬람의 와인'이라는 별칭을 얻으며 4 종교적 정당성과 대중적 수용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 이는 커피가 단순한 작물이 아닌, 특정 문화적, 종교적 맥락 속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고 발전해 나가는 문화적 매개체로서의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이슬람 세계로의 확산과 커피 문화의 태동

 

예멘과 수피즘의 역할

 

커피는 이슬람 세력의 확장과 함께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요한 계기를 맞이한다.3 이는 이슬람 문명의 전파와 커피의 확산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티오피아에서 홍해 건너편 예멘으로 14~15세기 무렵 전파되었으며, 특히 수피(Sufi) 교도들이 지크르(Zikr/이슬람에서 하나님(알라)을 기억하고 찬양하는 행위) 시 졸음 방지 목적으로 사용하며 도입되었다.3 이는 커피가 종교적 실천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되며 확산되었음을 나타낸다. 수피 교단은 커피와 밀접한 관련을 맺었으며, 알제리에서는 커피를 '샤딜리에(Shadhiliyya)'라고 부르기도 했다.16 이는 커피가 특정 종교적 전통과 깊이 연관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예멘의 모카(Mocha) 지역은 17세기부터 에티오피아 및 예멘산 커피콩의 주요 수출 항구이자 이후 고가에 거래되는 고급 커피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5 이는 커피가 지역 특산물을 넘어 국제 무역의 중요 상품으로 부상했음을 의미한다.

 

초기 '카와(Qahwa)'는 껍질을 달인 '기실 카와'와 열매를 달인 '분 카와' 두 종류였으나, 점차 '분 카와'가 콩 부분만을 사용하는 현재의 커피 형태로 발전했다.17 이는 커피 음료 제조 방식의 진화를 보여준다.

 

 

커피하우스의 등장과 사회적 기능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5세기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이슬람 성지인 아라비아 메카에서 출현했다.9 이는 커피가 종교적 중심지에서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되었음을 보여준다. 16세기에는 오스만 제국의 수도 이스탄불(1554년 최초 카베하네 개점)과 중동의 대도시 바그다드로 확산되었다.9 이는 커피하우스 문화가 이슬람 제국의 주요 도시에 뿌리내렸음을 의미한다.

 

커피하우스는 사람들이 모여 커피를 마시고 대화하며 음악을 듣는 사교의 장이자, 정치, 종교, 지식, 문학, 예술 등 다양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지혜의 학교' 역할을 했다.5 이는 커피하우스가 단순한 상업 공간을 넘어선 복합적인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음을 강조한다. 이슬람 성지 순례길에도 카흐베하네가 들어서며 순례자들과 함께 더 많은 지역으로 확산되는 데 기여했다.10 이는 커피하우스가 이동과 교류의 거점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오스만 제국에서는 남편이 매일 일정량의 커피를 제공하지 못하면 여성이 이혼할 권리가 있을 정도로 커피가 중요했다.11 이는 커피가 당시 사회생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컸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이다.

 

 

초기 금지령과 커피의 생존

 

이슬람 세계에서 커피하우스는 단순한 음료 판매점을 넘어 광범위한 사회적 기능을 수행했다.5 동시에, 여러 차례에 걸쳐 커피와 커피하우스에 대한 금지령이 내려졌다.22 커피하우스가 '지혜의 학교'이자 '사회적, 정치적 견해를 나누는 곳'으로 발전했다9 는 점은, 이러한 공간이 기존의 사회 질서나 권력 구조에 대한 비판과 새로운 사상의 교류를 촉진하는 '공론장'의 역할을 했음을 보여준다. 권력층이 커피하우스를 '반역자가 모이는 곳'으로 인식하고 금지하려 한 것은 24, 바로 이러한 사회적, 정치적 영향력 때문이었다.

 

1511년 메카에서 카일 베이(Kair Bey)에 의해 이슬람 율법 위배를 이유로 커피 판매 및 음용 금지 조치가 내려졌으나, 이는 오래가지 못하고 흐지부지되었다.22 1534년에는 커피하우스가 사람들이 모여 정치를 비판하고 사회에 악영향을 미치는 소문을 퍼뜨린다고 여겨져 더 강력한 금지령이 발효되기도 했다.24 이는 권력층이 커피하우스의 사회적 영향력을 인지하고 통제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1656년 터키 오스만 제국에서도 국무총리 명으로 커피 음용 금지 및 커피하우스 폐쇄 명령이 있었다.22

 

커피하우스의 등장은 이슬람 사회 내에서 새로운 형태의 '공개된 사회적 공간'을 창출했다. 이곳에서는 신분과 계층에 관계없이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대화하고 토론할 수 있었는데 10, 이는 당시의 폐쇄적이고 위계적인 사회 구조에 대한 일종의 도전이었다. 커피의 각성 효과는 이러한 토론의 깊이와 지속성을 가능하게 했고, 이는 곧 집단적 의견 형성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금지령은 단순히 종교적 이유를 넘어, 커피하우스가 형성하는 '통제 불가능한 대중 여론'에 대한 권력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한 '공론장'으로서의 커피하우스 역할과 이에 대한 권력의 통제 시도는 이슬람 세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이후 유럽에서도 유사하게 나타나는 중요한 역사적 패턴이다.1 이는 커피 자체가 지닌 사회적 촉매제로서의 본질적 특성을 보여주며, 특정 음료가 사회 구조와 정치 환경에 미칠 수 있는 심대한 영향력을 시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는 사람들의 심리가 '못하게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경향과 이슬람에서 술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술 대신 욕망을 해소할 음료로 커피를 선호하게 되면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24 이는 금지령이 오히려 커피의 확산을 부추긴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음을 시사한다.

 

 

 

유럽으로의 전파와 계몽주의의 촉매

 

베네치아를 통한 유입

 

커피는 12세기 십자군 전쟁을 통해 유럽에 처음 소개되었으나, 당시 기독교도들은 커피를 '이슬람교도의 음료' 또는 '악마의 음료'로 여겨 배척했다.4 이는 문화적, 종교적 장벽이 초기 확산에 걸림돌이 되었음을 보여준다.

 

본격적인 유럽 전파는 오스만 제국 시기였으며, 1575년 이탈리아 베니스에 가장 먼저 퍼졌다.15 베네치아 상인들의 활발한 무역 활동이 커피 유입의 주요 경로가 되었음을 시사한다. 베네치아 유대 상인들이 이슬람권에서 커피를 밀무역으로 이탈리아에 반입했다.4 이는 상업적 이익이 문화적 장벽을 넘어서는 동기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교황 클레멘스 8세가 커피를 '악마의 음료'로 금지해달라는 사제들의 탄원을 거부하고, 오히려 커피에 세례를 주어 '기독교 음료'로 인정하면서 유럽 전역으로 커피 음용이 확산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4 이는 종교 지도자의 판단이 문화적 수용에 미치는 영향력을 보여준다.

 

 

유럽 커피하우스의 확산과 지적 교류

 

이미지생성: ChatGPT

 

유럽 최초의 커피하우스는 1645년 베네치아에 설립되었으며 6, 이후 런던(1652), 독일(1679), 오스트리아(1683), 프랑스(1686) 등 유럽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6 이는 커피하우스가 유럽 주요 도시의 새로운 사회적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음을 나타낸다. 커피하우스는 지식인, 상인, 정치인들이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토론하는 중요한 사회적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6 특히 18세기 계몽주의와 산업혁명의 배경에는 커피하우스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6

 

이슬람 세계에서 커피하우스가 '지혜의 학교' 역할을 했던 것처럼, 유럽에서도 커피하우스는 계몽주의 사상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했다.1 볼테르, 루소, 디드로와 같은 철학자들은 커피하우스에서 모여 토론하며 그들의 사상을 나누었다.6 특히 파리의 카페 프로코프(Café Procope)는 프랑스 혁명의 중요한 배경이 되기도 했다.6 이곳에서 혁명 지도자들이 만나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사회를 논의했다.6

 

커피하우스는 귀족들의 폐쇄적인 살롱 문화와 달리, 누구나 찾아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평등과 공화주의를 상징하는 공간이었다.11 이곳에서는 사회적 신분에 관계없이 가장 훌륭한 주장을 펴는 사람이 권위를 인정받는 문화가 형성되었다.12 이러한 개방적이고 비판적인 토론의 장은 신흥 부르주아와 중류 계급이 사회 참여의 길을 얻게 하였고, 이는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지는 중요한 동력이 되었다.11 심지어 영국에서는 찰스 2세가 커피하우스가 왕실을 전복하려는 음모를 꾸민다고 여겨 1675년 일시적인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12 이는 이슬람 세계에서와 마찬가지로, 권력층이 커피하우스의 사회적 영향력을 인지하고 통제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결국 실패했고, 커피하우스는 유럽 전역에서 사회 활동과 의사소통의 중심지가 되었다.12

 

 

커피의 세계적 확장과 식민주의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의 역할과 플랜테이션

 

커피의 상업적 가치가 증대되면서, 유럽의 상업 자본가들은 커피의 '상품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1 17세기 전 세계 커피 시장의 유일한 공급원이던 예멘은 독점적 지위를 누렸으나 16, 유럽 열강들의 개입으로 상황이 변했다.

 

네덜란드는 1615년 예멘의 모카 항구로부터 커피 묘목을 밀수하는 데 성공하여 암스테르담 식물원 온실에서 재배하기 시작했다.25 이후 1658년에는 스리랑카에 재배를 시도했으나 실패하고4, 1690년대 인도네시아 자바 섬에 대규모 커피 플랜테이션 농장을 건설하여 큰 성공을 거두었다.27 이를 통해 네덜란드 동인도회사는 커피 경작과 무역을 하나로 묶어 막대한 자본을 축적하며 27, 아랍을 대신해 커피 재배 및 무역의 주도권을 잡게 되었다.26 이는 커피 산업의 메커니즘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역사상 최초의 플랜테이션 운영 사례로 평가된다.1

 

커피 재배가 특정 지역의 산물에서 16세기 이후 유럽의 식민주의적 확장과 플랜테이션을 통해 전 세계로 확산되고 소비되는 과정은 그 속도와 방향성이 놀라울 정도였다.29 이러한 변화는 커피가 단순한 농산물을 넘어, 국제 무역과 식민지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바바 부단과 가브리엘 드 클리외의 기여

 

커피의 전 세계적 전파에는 몇몇 인물들의 결정적인 기여가 있었다. 1600년경 인도의 이슬람 수피교 수도사 바바 부단(Baba Budan)은 이슬람 성지 메카 순례를 다녀오면서 예멘 모카에서 커피 씨앗 7알을 몰래 숨겨 인도로 가져왔다.4 그는 이 씨앗을 인도 남부 마이소어(Mysore) 지역에 심어 커피나무가 이슬람 제국 외 지역에 서식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했다.21 이는 커피 재배가 아라비아 반도 밖으로 확산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프랑스의 해군 장교 가브리엘 드 클리외(Gabriel de Clieu)의 이야기는 커피 식물의 전 세계적 전파에 있어 가장 로맨틱한 이야기로 꼽힌다.25 1714년 암스테르담 시장이 프랑스 루이 14세에게 커피 식물을 선물했는데 1, 1723년 드 클리외는 이 커피 묘목 중 하나를 프랑스령 서인도제도 마르티니크 섬으로 가져갔다.21 그는 항해 중 악천후와 해적선의 위협, 식수 부족 등 수많은 고난을 겪으면서도 자신의 물을 커피나무에 양보하며 묘목을 지켜냈다.32 마르티니크에 도착한 후에도 1725년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커피 재배를 독려하여 성공시켰다.32 클리외의 커피나무는 이웃 아이티에도 전해졌으며 32, 마르티니크 섬을 중심으로 과들루프, 아이티 등에서 생산된 커피는 프랑스로 가는 항로가 짧아 가격 경쟁력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했다.32 이러한 노력 덕분에 18세기 중반 프랑스는 커피 소비대국이 되었고, 심지어 중동의 레반트 지역에 역으로 커피를 수출할 정도로 생산량이 넘쳐나게 되었다.32

 

 

커피의 어두운 그림자: 식민주의와 노예 노동

 

커피의 세계적 확산과 플랜테이션 시스템의 발전은 인류 역사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커피 재배는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재배, 수확, 가공에 막대한 노동력이 필요했다.23 유럽의 열강들이 자신들의 식민지에 커피 재배를 도입하면서, 이 인력은 주로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수입 노예로 충당되었다.1

 

특히 브라질은 19세기 전반에 걸쳐 커피 재배를 위해 약 150만 명의 노예를 수입했으며 34, 1830년대 전 세계적으로 커피 수요가 급증하자 아프리카 노예들을 더 많이 필요로 했다.33 유럽과 신대륙 아메리카에서 백인들의 잔에 담긴 향기로운 커피는 흑인 노예들의 눈물과 고통으로 만들어진 것이었다.33 노예들은 잔혹한 노동 강도를 견뎌야 했고, 좁은 숙소에서 짐짝처럼 지냈다.33 브라질뿐만 아니라 다른 커피 생산국에도 아프리카에서 끌려온 노예들의 슬픈 역사가 남아 있다.33

 

커피 재배가 특정 지역의 산물에서 전 세계적 상품으로 전환되는 과정은 식민주의적 확장과 강제 노동이라는 어두운 면모를 동반했다. 17~18세기 유럽의 상업 자본가들은 커피의 상업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플랜테이션 시스템(Plantation System/단일 작물(주로 수출용)을 대규모로 재배하는 농업 방식)을 도입했고 1, 이는 커피 산업의 메커니즘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1 이 과정에서 커피 생산의 중심은 아라비아에서 식민지로 이동했고, 이는 막대한 이익을 창출했지만 그 이면에는 식민지 주민과 노예들의 착취가 깔려 있었다.27 1850년 브라질에서 노예 제도가 폐지되자 커피 농장주들은 주로 유럽으로부터의 이민을 고용하여 노동력을 충족했는데, 이 시스템 역시 이민자들이 빚을 모두 갚기 전에는 농장을 떠나는 것이 불법이었기 때문에 사실상 채무 노예와 다름없었다.23 이러한 역사적 전개는 커피가 단순한 경제적 상품을 넘어, 전 세계적인 노동력 이동과 인권 문제에 깊이 연루되어 있었음을 보여준다.

 

 

 

커피와 주요 역사적 사건

 

미국 독립 혁명과 커피

 

미국에서 커피는 1624년경 네덜란드인들이 정착하면서 전파되기 시작했다.28 미국은 영국의 영향으로 주로 차를 마셨으나, 1773년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커피가 아침 음료로 선호받게 되었다.28 보스턴 차 사건은 영국 본국의 무리한 과세에 반대하여 일어난 사건으로, 미국 독립 전쟁의 도화선으로 알려져 있다.35 이 사건 이후 홍차를 마시는 행위는 비애국적인 것으로 간주되었고, 커피를 마시는 행위는 애국적인 것으로 여겨졌다.35 이는 미국이 홍차의 나라인 영국과 달리 커피의 나라로 변신하는 계기가 되었다.35

 

미국 독립 전쟁 중 커피 수요는 급격히 증가했으며, 영국으로부터의 공급이 줄어들어 커피 값이 크게 뛰기도 했다.28 당시 영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홍차를 마신다는 것은 매국노와 같은 것이었기에, 미국 식민지인들은 영국 왕과 홍차가 없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영국 왕으로부터 자유를 쟁취하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36 이러한 맥락에서 '아메리카노'라는 용어도 탄생했는데,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 병사들이 미국인들이 에스프레소에 물을 타서 마시는 것을 보고 '미국인들이 마시는 커피'라는 뜻으로 '아메리카노'라고 부른 것에서 유래했다.36 이는 커피가 단순히 음료를 넘어, 특정 국가의 정체성과 독립 의지를 상징하는 매개체가 되었음을 보여준다.

 

 

 

남북전쟁과 세계 대전에서의 역할

 

이미지생성: ChatGPT

 

 

커피는 미국 커피 소비 역사에서 가장 큰 전기를 제공한 남북전쟁(1861~1865)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8

 

전쟁이 시작되자 커피는 군인들의 기운을 북돋아 주고 사기를 높여주는 필수품으로 각광받았다.8 남북전쟁 참전 군인들의 일기장과 편지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커피'였다고 한다.8 북군 병사들은 하루에 거의 열 잔을 내릴 수 있는 양의 원두를 보급품으로 받았으며 8, 링컨 대통령은 남군의 항구를 봉쇄하여 커피 보급을 막았고, 이는 북군이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기여했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였다.37 심지어 북군 소총의 개머리판에는 커피 그라인더가 내장되기도 했다.37 이는 커피가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군사 전략의 일부이자 병사들의 생존과 사기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제1차 세계 대전(1914-1918)에서도 커피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7

 

전쟁 직전 유럽 국가들은 엄청난 커피 소비량을 자랑했으며, 전 세계 커피 거래량의 50% 이상이 유럽에서 소비되었다.7 전쟁 발발 이후 유럽 국가들의 커피 거래와 소비는 줄어들었지만, 미국을 통한 우회적 거래 라인이 형성되면서 미국의 유럽행 커피 수출 물량이 250배 이상 증가했다.7 전쟁의 장기화로 지구상에 남은 유일한 커피 소비 대국은 미국뿐이었고, 미국은 전쟁 덕분에 자연스럽게 세계 커피 시장의 큰손으로 등장했다.7 이 무렵 인스턴트커피가 발명되어 군대에 보급되면서 대중화되는 계기가 되었다.7

 

 

커피는 전쟁과 함께 세계를 바꾸었다.7

 

미국이 참여한 모든 전쟁에서 미국 군인들은 커피를 들고 싸웠으며, 커피는 위안과 용기를 주는 필수품이었다.7 전쟁을 통해 미국의 참전 군인들은 커피 맛에 반쯤 중독된 채 일상에 복귀했고, 이는 미국을 커피 소비와 무역의 중심 국가로 만들었다.7 커피가 주요 역사적 사건과 전쟁에서 수행한 역할은 단순한 기호품을 넘어, 국가적 정체성 형성, 군사 전략, 그리고 대중의 일상생활에 깊이 관여하는 강력한 문화적, 경제적, 심리적 매개체였음을 보여준다. 이는 특정 음료가 사회적 유대를 강화하고, 사기를 진작시키며, 심지어 국가의 운명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커피 생산 및 소비 방식의 진화

 

재배 방식의 발전

 

커피나무는 중앙아프리카의 열대 지방을 중심으로 자생하는 식물이며 18, 에티오피아 남서부 산악 지대에서는 5천 년 전부터 커피 열매를 통째로 갈아 버터와 섞어 경단처럼 만들어 먹었다.18 커피나무의 재배는 늦어도 9세기경 아라비아 남부 예멘 등지에서 한정적으로 시작되었다.28 15세기에는 에티오피아에서 세계 최초의 커피 농사가 시작되었다.15

 

15세기경 에티오피아 커피농장 상상도 (이미지생성:ChatGPT)

 

 

18세기 이후 유럽의 식민주의적 확장은 전 세계적인 커피 재배를 촉진했다.18 네덜란드인들은 1718년경 네덜란드령 기아나(현재 수리남)에 커피를 도입했고, 프랑스인들도 프랑스령 기아나에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했다.29 특히 브라질은 아라비카 커피 생산량 1위 국가로 성장했으며 21, 멕시코, 베트남, 탄자니아 등 다양한 국가에서 커피 재배가 확산되었다.28 1877년 커피녹병의 영향으로 병충해에 강한 로부스타 종 재배가 확산되기도 했다.28

 

수확 및 가공 기술의 변화

 

 

커피 열매 수확은 손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지만 38, 브라질과 같이 넓고 평탄한 고지대 농지를 보유한 국가에서는 기계를 이용한 수확(기계 수확)도 이루어진다.39 기계 수확은 적은 노동력으로 대량 수확이 가능하지만, 잘 익은 열매와 덜 익은 열매를 선별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39

 

 

 

 

 

커피 열매 가공 방식은 크게 건식법(Dry Method)과 습식법(Wet Method)으로 나뉜다.

 

  • 건식법: 물이 부족하고 햇볕이 좋은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39 체리를 수확한 후 펄프를 제거하지 않고 체리를 그대로 건조하며 39, 이물질 제거, 분리, 건조 과정을 거친다.39 생산 단가가 싸고 친환경적이지만, 품질이 낮고 불균일하며 단맛과 바디감이 강한 특징이 있다.40 브라질산 아라비카 커피의 95%와 에티오피아, 에콰도르 등 일부 지역의 아라비카종도 건식법으로 가공된다.28
  • 습식법: 특별히 고안된 기계와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므로 상대적인 비용이 높지만, 생두의 훼손이 적고 본래의 맛과 향을 더 훌륭하게 보존할 수 있다.28 대부분의 고급 아라비카종 원두를 가공하는 데 주로 사용되며, 커피 특유의 신맛과 깔끔한 맛을 살리는 데 유리하다.28 에티오피아 예가체프 커피는 습식법으로 가공되어 부드러운 신맛과 단맛, 독특한 향기로 평가받는다.28

 

이미지생성: ChatGPT

 

 

건식법과 습식법을 통해 얻어진 커피 생두는 출하 전에 '큐어링(파치먼트 상태로 건조시키는 과정)'이라는 마지막 단계를 거치며, 건조 과정을 마친 생두는 은색 막에 둘러싸여 있어 '파치먼트 커피'라고 불리기도 한다.28 1931년에는 밀폐된 용기의 진공상태에서 커피를 포장하는 방법이 도입되어, 볶은 커피를 공기 없이 무한정 보관할 수 있게 되었다.41

 

 

 

로스팅 및 추출 기술의 발전

 

커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한 로스팅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해왔다. 초기에는 불에 직접 구워 얇게 간 후 물과 함께 끓이는 방식이 터키 커피의 시작으로 알려져 있다.15 1846년 보스턴에서 제임스 카터에 의해 대량 로스팅이 가능한 로스터가 개발되었고, 1864년 뉴욕에서는 원통형 드럼에 배출구가 달린 '번즈식 로스터'가 개발되었다.42 로스팅 방식은 직화식, 반열풍식, 열풍식 등으로 다양화되었으며 43, 로스팅 정도에 따라 라이트, 시나몬, 미디엄, 하이, 시티, 풀시티, 프렌치, 이탈리안 등 8단계로 세분화되었다.42 약하게 볶으면 과실이나 꽃향 등 산뜻한 풍미가, 강하게 볶으면 견과류나 초콜릿 등 진한 풍미가 나타난다.44

 

커피 추출 기술 역시 오랜 역사를 통해 진화했다. 17~18세기에는 커피 가루와 설탕을 함께 넣어 끓인 터키식 커피(쩨즈베/이브릭)가 첫 시작이었으며 46, 커피 가루가 입에 남는 것을 보완하기 위해 천으로 걸러 마시는 융드립 방식이 고안되었다.47 이후 일회용 종이 필터가 개발되어 핸드드립 커피가 보편화되었다.47

 

1901년 이탈리아의 발명가 루이지 베제라가 최초의 증기 압력 방식 에스프레소 머신을 특허받으면서 커피 추출 기술은 혁명적인 발전을 맞이했다.47 이 머신은 뜨거운 물을 고압으로 곱게 간 커피 가루에 통과시켜 농축된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기존 드립 커피와는 확연히 다른 맛을 선사했다.49 1946년에는 아킬레스 가기아가 에스프레소 제조 기계를 발명했으며 28, 1960년에는 오늘날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전동 펌프를 이용한 에스프레소 머신 방식이 자리 잡았다.46 이러한 기술 혁신은 바리스타의 전문성과 함께 완벽한 에스프레소를 만들어낼 수 있게 했다.49

 

커피 생산 및 소비 방식의 진화는 기술 혁신과 소비자 수요의 상호작용을 명확히 보여준다. 초기에는 단순한 건조 방식과 끓여 마시는 형태였던 커피는, 재배 기술의 발전, 가공 방식의 세분화, 그리고 로스팅 및 추출 기구의 혁신을 통해 점차 대량 생산 및 다양한 맛과 향을 구현할 수 있는 현대적인 음료로 변모했다. 이러한 발전은 커피가 단순한 농산물이 아닌, 과학 기술과 산업 발전의 중요한 대상이었음을 의미한다. 특히, 20세기 초 인스턴트커피의 발명 28과 자동판매기의 보급 50은 커피의 대중화를 가속화하며, 커피 소비를 일상생활의 필수적인 부분으로 만들었다. 이는 커피가 더 이상 특정 계층이나 문화권의 전유물이 아닌, 전 세계인의 보편적인 음료로 자리매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현대 커피 문화와 트렌드

 

스페셜티 커피 운동과 품질의 중요성

 

20세기 후반부터 커피 산업은 '스페셜티 커피'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맞이했다. 스페셜티 커피 운동은 커피의 품질과 원산지에 중점을 둔 트렌드를 의미하며 51, 이는 단순히 쓴맛이나 구수한 맛을 넘어 커피 원두가 지닌 복잡 미묘하고 다양한 풍미에 집중하는 것이다.44 스페셜티 커피는 스페셜티커피협회(SCA) 테이스팅 평가에서 80점 이상 받은 원두에만 자격이 부여되며, 이는 전 세계 원두 생산량의 5~7%에 불과하다.44

 

진정한 스페셜티 커피는 원재료의 품질뿐만 아니라 로스팅, 추출 과정의 3박자가 모두 맞아떨어져야 한다.44 로스팅 정도에 따라 과실향, 꽃향, 견과류향, 초콜릿향 등 다양한 풍미가 발현되며 44, 에스프레소, 드립, 콜드 브루, 사이펀 등 추출 방식에 따라서도 최종 결과물의 풍미가 달라진다.44 바리스타의 경험과 노하우 또한 스페셜티 커피 한 잔을 완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44 스페셜티 커피 운동은 소비자들이 커피를 단순히 카페인 섭취 수단이 아닌, 와인처럼 섬세한 풍미와 개성을 가진 음료로 인식하게 만들었으며, 이는 커피 산업 전반의 품질 향상과 다양성 추구를 이끌었다.

 

 

지속 가능한 커피와 공정 무역

 

현대 커피 산업에서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51 커피 재배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 문제와 생산 농가의 열악한 노동 조건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공정 무역 커피가 중요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공정 무역은 개발도상국 생산자 농가에게 정당한 가격을 보장하고, 노동 조건과 환경 보호 조건을 준수하며 생산된 커피를 구매하는 운동이다.52

 

공정 무역 운동은 1946년 미국의 Ten Thousand Village가 푸에르토리코의 자수 제품을 구매하면서 시작되었으며 54, 커피 분야에서는 1988년 커피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하자 네덜란드에서 '막스 하벌라르(Max Havelaar)'라는 단체가 결성되어 공정한 가격에 커피를 구입하는 운동을 벌인 것이 효시로 평가받는다.27 이는 다국적 기업의 커피 유통 구조가 생산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는 관점에서 출발하며, 커피 생산 국가의 노동력 착취와 농가 환경 파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27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은 기후 위기 대응에도 기여하며 53, 소비자들이 윤리적인 소비를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움직임은 커피가 단순한 상품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윤리적 문제와 환경 보호라는 더 넓은 사회적 가치와 연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3의 물결 커피와 미래 지향점

 

'제3의 물결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와 함께 커피의 품질과 원산지에 중점을 둔 새로운 트렌드를 의미한다.51 이는 '인스턴트 커피 시대(1세대)'와 '스타벅스 등으로 대표되는 대중화 시대(2세대)'를 넘어, 커피에 관한 모든 과정을 특별하게 관리하는 시대를 지칭한다.45 제3의 물결의 주역은 '스페셜티 커피'라 불리는 고품질 생두이며, 이는 일반적인 '커머셜급 커피' 생두보다 품질 면에서 우수하다.45 이 시대의 커피는 단순히 카페인을 섭취하는 음료가 아니라, 한 모금 머금은 후 느껴지는 다채로운 향기와 혀끝에서 느껴지는 맛과 질감, 그리고 마시고 난 뒤 오랫동안 입속에 남는 풍미에 집중하며 즐기는 대상이 되었다.45

 

현대 커피 문화는 단순한 맛과 향을 넘어, 커피 한 잔에 담긴 생산자의 노력, 로스터의 기술, 바리스타의 노하우가 어우러진 '한 편의 오케스트라 연주'와 같은 경험을 추구한다.44 이는 커피가 인류의 삶에 깊숙이 뿌리내리면서, 그 가치와 의미가 끊임없이 재정의되고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래의 커피는 기술 혁신을 통해 더욱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성과 윤리적 책임이라는 가치를 더욱 강화하며 진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론

 

커피의 역사는 인류 문명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며, 단순한 음료를 넘어 사회, 문화, 경제, 심지어 정치적 지형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왔다.

 

에티오피아 고지대에서 시작된 커피는 칼디와 오마르의 전설처럼 기능적 목적(각성, 약용)으로 사용되며 이슬람 세계로 확산되었다.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커피하우스가 '지혜의 학교'이자 '공론장'으로 기능하며 지적 교류와 사회적 논의의 중심이 되었고, 이는 권력의 통제 시도에도 불구하고 커피 문화가 더욱 공고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유럽으로 전파된 커피는 베네치아를 통해 유입된 후 빠르게 확산되었고, 커피하우스는 계몽주의 사상가들의 아지트이자 프랑스 혁명과 같은 근대 시민 혁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사회적 공간을 창출했다. 그러나 커피의 세계적 확장은 네덜란드 동인도회사와 같은 무역 회사들의 플랜테이션 시스템 도입과 함께 식민주의와 노예 노동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바바 부단과 가브리엘 드 클리외와 같은 인물들의 노력으로 커피 재배는 전 세계로 퍼져나갔지만, 그 이면에는 수많은 이들의 희생이 존재했다.

 

커피는 미국 독립 혁명과 남북전쟁, 그리고 두 차례의 세계 대전에서 군인들의 사기를 진작시키고 국가적 정체성을 상징하는 중요한 매개체로 활용되며 역사적 사건의 중심에 있었다. 재배 방식의 발전, 건식/습식 가공 기술의 진화, 그리고 로스팅 및 추출 기술의 혁신은 커피를 단순한 농산물에서 대량 생산 및 다양한 맛과 향을 구현할 수 있는 현대적인 음료로 변모시켰다. 특히 인스턴트커피의 발명은 커피의 대중화를 가속화했다.

 

오늘날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 운동을 통해 품질과 풍미의 섬세함이 강조되고 있으며, '지속 가능성'과 '공정 무역'을 통해 윤리적 소비와 환경 보호라는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다. '제3의 물결 커피'는 커피를 단순한 음료가 아닌, 생산부터 소비까지의 전 과정이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는 대상으로 재정의하며 미래 커피 문화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커피는 그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의 삶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며 진화해왔다. 각성 효과라는 본질적 특성을 바탕으로 종교적 수행을 돕고, 지적 교류를 촉진하며, 사회 변혁의 동력이 되고, 심지어 전쟁의 판도를 바꾸는 데까지 영향을 미쳤다. 동시에, 그 확산 과정에서 식민주의와 노예 노동이라는 어두운 역사를 품고 있기도 하다.

 

현대에 이르러 커피는 단순히 맛있는 음료를 넘어, 품질, 윤리, 환경이라는 복합적인 가치를 담아내는 문화적 상징이자 경제적 동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커피의 역사는 인류가 어떻게 하나의 식물과 관계 맺고, 이를 통해 사회를 형성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왔는지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이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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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 누구나 한번 이상 마셨을, 자판기 커피의 역설 - 오마이뉴스, https://www.ohmynews.com/NWS_Web/Series/series_premium_pg.aspx?CNTN_CD=A0002843555
  51. 커피의 탄생과 발전: 일상의 향기가 된 커피의 역사와 혁신, 6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ycombeparkandride.com/%EC%BB%A4%ED%94%BC%EC%9D%98-%ED%83%84%EC%83%9D%EA%B3%BC-%EB%B0%9C%EC%A0%84-%EC%9D%BC%EC%83%81%EC%9D%98-%ED%96%A5%EA%B8%B0%EA%B0%80-%EB%90%9C-%EC%BB%A4%ED%94%BC%EC%9D%98-%EC%97%AD%EC%82%AC%EC%99%80/
  52. 커피의 경제학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6월 6, 2025에 액세스, https://ko.wikipedia.org/wiki/%EC%BB%A4%ED%94%BC%EC%9D%98_%EA%B2%BD%EC%A0%9C%ED%95%99
  53. 공정무역 뉴스, 6월 6, 2025에 액세스, http://fairtradekorea.org/main/board/view.php?board_name=news_event_kor&view_id=169
  54. [공정무역 ② ] 공정무역의 역사와 원칙 - 온돌뉴스, 6월 6, 2025에 액세스, https://www.ondolnews.com/mobile/article.html?no=617